심환지 영정 · 김유 영정 국가문화재지정 소식
심환지 영정 · 김유 영정 국가문화재지정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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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박물관에서는 작년 연말(12.29)에 특별한 일이 있었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조선시대 심환지 초상과 초상화 함(보물 1480), 김유 초상화(보물 1481) 등 총3점의 유물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것이다. 이번 조치는 문화재에 대한 가치 인식과 더불어 박물관에 유물을 기증 · 위탁한 종중에게도 의미심장한 일이었다. 심환지(沈煥之:1730-1802)는 1800년, 영의정에 임명되어 벽파의 영수로 정국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심환지 초상〉(213.5×103cm)은 화문석 자리가 펼쳐진 곳에 놓인 의자에 양손을 소매에 감추고 앉아 있는 좌안구분면의 전신상이다. 인자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매에 미소를 약간 머금은 듯한 표정에서 그의 고매한 인품을 엿볼 수 있다. 짙은 녹색의 단령과 가슴의 쌍학흉배의 표현은 섬세하면서도 질감의 특징을 극대화시킨 것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 초상화는 비교적 낮은 족좌대, 원근법으로 처리된 화문석, 그리고 의복의 두드러진 명암법 등 19세기 초반의 사실적 초상화 양식을 갖고 있다. 화면 상단에 “領議政文忠公晩圃沈先生眞”의 내용은 심환지가 영의정이 된 1800년 이후에 그렸을 가능성을 내포하며, 아마도 당시 기량이 뛰어난 초상화가였던 이명기나 그에 버금가는 화원이 그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심환지 초상은 청송 심씨 종중의 심환지 직계 후손인 심천보님이 2004년 3월 우리 박물관에 기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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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1653-1719)는 조선 후기의 문신이다. 김유의 초상화(242.5×107)는 右上邊에 “儉齊金先生畵像 六十四歲時寫” 의 표제가 있어 김유가 64세(숙종 42년, 1716) 되던 해에 그려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18세기 초에 가장 유행했던 半右向의 團領本 全身 交椅坐像 형식을 취하고 있다. 18세기 초, 초상화의 특징은 교의자에 걸친 장식 毛皮가 원형의 표범 무늬가 아니라 긴 줄무늬의 虎皮인 점, 교의자에 걸친 호랑이 가죽의 호랑이 얼굴 부분을 椅踏 위의 중앙에 살짝 내비친 뒤 양발을 의답의 좌우 옆면으로 크게 드러내어 강조한 점, 그리고 교의자의 손잡이가 심하게 구부러지고 입체감을 전혀 표현하지 않은 점 등이다. 김유 초상화 역시 이러한 양식을 따르고 있다. 그의 표정은 차가우면서도 단호해 보이고 하얀 수염은 그의 존재를 더욱더 신비롭게 한다. 섬세하면서도 질감이 느껴지는 기법에서 조선 후기 회화의 높은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특히 좌상은 18세기 초에 흔치 않은 표현양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자태에서 흘러내리듯 자연스러운 비례감을 느낄 수 있다. 김유 초상은 청풍김씨판서공파종회에서 2002년 1월에 우리 박물관에 의뢰하였으며, 현재 위탁관리하고 있다. 우리 박물관은 도내 종중 및 개인 소장가의 유물을 기증 · 위탁 관리하고 있다. 기증할 경우, 일정한 보상금과 회화류의 모사본을 제작하여 종중에게 증정한다. 위탁할 경우, 수장고에서 무상으로 보관 관리되며 문화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절차를 밟게 된다. 우리 박물관은 미공개된 경기도 문화재를 발굴 조사하고 있으며, 기증과 위탁제도를 통해 유물의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아가 유물의 재평가를 통해 보물로 지정된다면 경기도의 문화유산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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