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01/30] 전자춘추-주2일 휴일제
금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에도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5일 일하고 나서 이틀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되는데, 처음에는 무척 할일이 많다고 여겨지겠지만 그것도 한참 지나면 돈 안쓰고 이틀을 쉬는게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 뻔하다. 박물관이야말로 주5일 근무제로 가장 각광 받는 곳이 될 것이다. 과거 박물관이 골동품 창고인양 보여지던 시절이 있었다. 또 어쩌다 찾아가는 아주 특별한 장소였다. 그러나 19세기 시민사회의 대두와 함께, 성역시되던 박물관이 이제는 시민들이 가장 친숙하게 찾아오는 장소의 하나로 변모하여 가고 있다. 세계 박물관중 으뜸으로 꼽히는 루브르박물관의 구내식당은 값싸고 맛있는 점심식사메뉴로 유명한데, 지금도 파리시민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루브르박물관의 여러 편의시설들을 이용하고 있다. 박물관에서 다이아몬드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전통민속공연을 연중 기획하고 실연한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이 안다면, 박물관을 찾는 횟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박물관에서 늘씬한 모델들이 패션쇼를 하고, 가벼운 음악회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고, 연중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젊은이들도 훨씬 더많이 모이리라. 박물관안에 어린이백화점이 있고, 연하카드를 싸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수록 박물관을 찾는 횟수는 그만큼 더 늘어날 것이다. 박물관에서 평상시 접하기 힘든 교양강좌가 무료로 자주 열린다는 사실이 상식화되면, 비싼 돈 주고 학원까지 가는 수고가 크게 덜어지게 될 것이다. 그런게 아니더라도 박물관은 항상 찾아야 할 지식의 샘이요 정신의 고향이다.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책에서 찾기보다 눈으로 확인하는 고대유물과 그것들을 낸 유적을 접할 때 더욱 의미가 있다. 외국여행을 하면 잘 모르면서도 그 나라의 박물관과 토속음식을 경험하려는 것이 여행자의 기본자세가 아니던가. 이제 주5일 근무하고 남는 이틀을 우리역사 우리문화 연구를 위한 투자로 가까운 박물관을 찾아나섬이 어떨까. /이종선.경기도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