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2020-12-10(목) ~
- 장소
- B1 경기도박물관 상설전시실
온라인전시
상설전시실 VR 온라인 전시
1996년 개관하여 올해로 25년째를 맞이한 경기도박물관은 유적·유물을 통해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경기도의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종합박물관입니다.. 경기도박물관이 이번 리뉴얼에 중점을 둔 방향성은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립니다.
첫째, ‘어둡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밝고 열린 공간’으로의 전환, 기존의 천장과 벽을 걷어내고 콘크리트 기둥을 노출시키며 투명한 유리 등 건축 재료가 드러나는 모던한 실내 분위기를 통해 좀 더 밝고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한 방향 강제 동선, 재질별 유물 전시’에서 ‘선택적 동선, 시대별 통합 전시’로 바뀌었습니다. 기존의 ‘역사실-고고미술실-문헌자료실-민속생활실-서화실-기증유물실’과 같은 전시실 구성이 ‘선사와 고대실-고려실-조선실-근현대실-참여기증실’로 변화되면서 한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통합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기획전시실도 확장하여 두 배의 규모로 키운 것 또한 달라진 점, 보다 다채로운 전시기획을 도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지난 25년간 경기도박물관이 활동하면서 정리한 경기도 역사ㆍ문화의 정체성을 “국가 근본의 땅, 경기”로 정하고, ‘경기’의 정체성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서울에 종속되어 있는듯한 수도권의 경기가 아니라 고려와 조선, 천년 문화의 중심이자 다양성, 개방성, 포용성, 혁신성을 가진 경기문화를 ‘경기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가고자 했습니다.
“나라에 경기(京畿)가 있는 것은 나무에 뿌리가 있고, 물에 샘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경기의 정치가 잘 되고 못됨은 나라 전체의 무게와 관계가 있습니다.” 조선국왕 중종이 임백령(1498~1546)을 경기관찰사에 임명하면서 한 말입니다. 나무는 뿌리에서 받은 영양분을 이파리와 열매에 전달하고, 물은 샘에서 솟아 모든 생물을 살게 합니다. 뿌리와 샘이 마르면 나무와 물은 존재하지 못합니다. 국도國都(서울)가 나무와 물이라면, 경기는 뿌리와 샘이었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 ‘경기’는 “국가 근본의 땅”이라고 정의되었습니다. 이번 개편의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입니다. 정도전(1342~1398), 권근(1352~1409) 등은 경기산하(京畿山河)를 읊었습니다. 경기에는 사방의 물산이 번화한 저잣거리에 즐비해 있고, 노동요가 흥겨운 기름진 들녘의 산업 현장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가지 열린 듯 펼쳐진 도시에서 집집마다 글 읽는 소리가 가득한 문명의 공간이었습니다. 경기는 태평성대를 이룰 터전이었습니다. ‘경기’에서는 해동천하의 고려황제가, 또는 조선국왕이 펼치는 민본정책이 우선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팔도의 물산과 풍속은 경기를 통해 재창조되었고, 나라 밖의 문화예술은 경기도 사람들에게 선보여진 후 전국으로 퍼졌습니다. 우리 고유문화[土風]와 외국 문물[華風]이 다듬어져 경기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경기문화의 정체성인 개방성, 다양성, 역동성, 개혁성은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경기도박물관에서는 경기도 사람들이 만든 이런 역사문화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천년의 경기문화는 우리 역사문화의 원형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